Diversity

작년 10월께 화장품 첫 해외 론칭 위해 기분 좋게 사우디 출장 다녀와서는 대표님께 들은 말 “화장품 사업 분사하기로 결정했어요. 저는 임원진들 반대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대찬성이시네요. 미리 상의 못드려서 미안해요.” 눈탱이 한번 크게 얻어 맞아 시퍼렇게 멍든 느낌이었다. 이어진 대표이사 면담 신청. 아래와 같은 질문 리스트 들고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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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백과 생략의 미

제약업에서 화장품으로 넘어오면 (제약이라고 꼭 신약일 필요는 없고 복제약도 마찬가리라 생각합니다만) 개발과정, 특히 POC (proof of concept) 과정에서 “그렇다 치고” 로 넘어가는 것에 숨이 턱 막힐 때가 종종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화장품 회사에서도 짧지 않은 시간 연구원으로 근무한 적 있으니 절대 우리 회사만의 일은 아니라 장담한다. 반면 제약에서의 개발은 규제의 까다로움이 일차 원인이겠지만, 이것이 당췌 허용되지 않는다. 심한 경우 GMP 공장의 분석 장비 레이아웃이 조금 바뀌어도 동등성과 관련한 validation 을 요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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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함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단순함은 더 이상 덧붙일 것이 없는 것이 아니라 더이상 뺄 것이 없는 것, 핵심만을 담고 있는 것, 뭐 그렇게 설명하두만, 여기서 그런 단순함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사회 초년병 시절 시작은 모 화장품 회사 연구원이었다. 박사 마치고 포닥까지 하고 난 후 연구원이라 뭐랄까 창의적이고 과학적이랄까 그런 일 생각했었는데, 시도 때도 없이 공장에서 요청하는 생산지원. 담당 업무가 화장품 완제품이 아니라 소재 담당이었기에 (쉽게 말해 위치상 삼성전자가 아니라 삼성후자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에서 말한 단순함 처럼 더이상 사람을 빼면 무너질 정도로 최소한의 인원만이 있는 사업부. 생산지원 요청에 “연구원인데 제가 왜?” 이런말 통하지 않았다. 때로는 안산 공장으로 때로는 김천공장으로 어영부영 여차저차…

여기서 반전은 그런데 흰가루 뒤집어 쓰며 생산하고, 마댓자루에 포장하고, 점심 먹고는 공장 마당 콘크리트 바닥에 벌렁 누워 아무 생각 없이 햇볓 쬐고 하는 그 시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분기에 한두번 오는 생산지원 요청이 언젠가부터는 기다려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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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GF37 launching ceremony in Saudi Arabia

소비 시장으로서 그것도 화장품 시장으로서 중동을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연초 우연히 연락이 닿게 된 사우디 아라비아 소재 Basaffar Group 이란 회사와 중동지역  총 19개 국가에 대해 인체제대혈 유래 줄기세포 배양액 기반 화장품 NGF37 브랜드 제품에 대한 판매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뭐랄까 중동이라 하면 더운 기후, 사막, 그래서 자연스럽게 사람들도 느긋하고 만만디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계약 이후 론칭 준비 과정에서 오히려 우리가 대응 따라가기 허덕댈 정도로 파트너가 효율적으로 움직여 주었고, 덕분에 보통은 6개월 가까이 걸린다는 현지 제품 등록도 빨리 완료 되었다. 그동안 주로 이메일과 전화 그리고 viedeo conference 로만 접촉하다가 지난주 파트너 site audit 겸, 현지 브랜드 론칭 행사, 그리고 병의원 시술용 제품의 주요 고객이 될 KOL 피부과 의사들 면담등등 목적으로 사우디 방문하고 왔다 (하필 MERS 환자 3년만에 재발생하는 등 뒤숭숭한 시기에 방문하게 되어 갈까 말까 고민도 많았지만..).

KOL 피부과 의사들의 반응도 뜨겁고, 현지 sales team 의 수준도 기대이상 (모두 약사 자격 보유) 등등 필이 좋다. 대박은 몰라도 중박은 쳤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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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비시 연필깎이

십오년도 더 전이었던 것 같은데, 동경으로 출장 갔다가 남는 시간 들렀던 시부야 도큐한즈, 정말 천국이었다. 나름 개취라고 아키하바라 간담까페, 만다라케의 프라모델, 간다의 헌책방등등 좋아하는 장소가 다 다르다지만 (아 누구는 갈때마다 잊지 않고 새벽 츠키지 시장 들른다고도 합디다), 나한테는 여기가 제일 좋았다.

7층인가 8층인가 되는 높이 한층이 세개의 복층으로 이루어져 빙글빙글 어지럽기도 했지만, 엘리베이터로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밑으로 내려와도, 밑에서 꼭대기까지 계단 걸어 올라가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무엇보다 한국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명품 브랜드 아닌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도큐한즈에서만 볼 수 있는 까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런 브랜드 제품들. 듣보잡 (이라고 하기엔 뉘앙스가 많이 다릅니다) 이라 할 수 없는게 진열된 제품 가격표를 들여다 보면 눈 튀어 나오는 것들이 제법이다. 일례로 일본 초등학생들 메고 다니는 베낭 가방 (일본어로는 가다가나로 란도세루라 쓰는) 하나가 8만엔 그랬던 기억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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